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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지오에 대한 이탈리아 TV 다큐멘터리 중에서

카르모나 2024. 11. 10. 12:40

 

이탈리아의 공공방송 티비-라디오 방송국인 RAI의 2016년 제작 다큐. '카라바지오의 본질'이나 '카라바지오의 진면목'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한 회에 50분 정도, 12부작으로 길게 카라바지오의 작품과 삶을 연대기순으로 다루었다.

 

이 다큐를 보게 된 계기는 넷플릭스의 '리플리'를 보다가 유튜브에서, 드라마에 나온 카라바지오의 작품들에 대한 영상을 찾으면서였다.

12부작 중 몇 작품은 저작권상 유튜브에 없어서, 궁금했던 나는 RAI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 방송국 자체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앱에서

못 본 나머지 편들을 보았다. (유료 구독이 아니라 가입만 하면 볼 수 있다) 영자막도 이탈리아어 자막도 없었기에 좀 번거로운 방법들을 거쳐 이해했다. 사운드 파일에서 음성 인식으로 대략의 CC자막을 얻은 다음, 챗GPT와 클로드에 문장을 구분해 나누고 번역을 하게 했다. 물론 번역된 내용은 5-10% 정도, 그 이상 의미상의 차이가 있을 정도로 결과물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이탈리아어 문법 책과 단어 책들, 사전을 찾으면서 정확도가 높은 쪽으로 번역을 수정했다. 어쨌든 내겐 매우 재미있었고 이탈리아 미술에 대해 고퀄리티의 내용이었기에 아주 극히 일부만 짧게 공유해 본다.

 

이 포스트에 올릴 카라바지오의 작품 이야기는 '사기꾼들Il Bari'에 관해서이고, 2화 마지막 부분의 5분 정도 영상이다.

2화의 나머지는 '바쿠스' 등, 런던에 소장되어 있는 카라바지오 작품들을 다루었다.

 

 

이 작품. 1594년경의 유화. 소장처는 미국 포트워스의 킴벨 미술관.

 

이 다큐멘터리에서 진행자는 카라바지오 작품의 소장처들 중 미국이나 러시아 정도로 먼 곳까지는 가지 않지만 영국과 스페인 정도까지는 직접 미술관에 가 작품 앞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이 2화에서는 카라바지오가 로마에서 후원을 받은 델 몬테 추기경에게 지낼 곳을 제공받은 로마의 팔라초 마다마에서 작품 이야기를 한다. 아래 사진의 장소. (출처:위키)

 

 


 

영상의 스크립트를 텍스트로 정리한 건 아래와 같다.

 


 

팔라초 마다마(Palazzo Madama)는 그 시대 이후로 많이 변했습니다. 이 방을 장식하는 프리즈(장식 띠)는 몇 가지 우여곡절과 함께 이 궁전 내에서 몇 번 이동을 겪었는데요. 40년 후에 궁전의 소유주였던 메디치 가문이, 카라바지오(Caravaggio)를 직접 알았던 화가에게 의뢰한 것입니다. 이 화가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카라바지오의 작품으로 생각하는 '나르시소(Narciso)'의 진정한 작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이야기하도록 하죠.

 

물론, '사기꾼들'은 이 궁전에 들어왔습니다. 오늘날은 여기에서 매우 멀리 있습니다. 텍사스의 포트워스에 있는 킴벨 미술관에 있죠.

 

저는 '사기꾼들'이 발견되었을 때를 기억합니다. 그것은 센세이셔널한 뉴스였습니다. 1987년이었죠. 이 그림은 수십 년간의 망각 후에 나타났죠.

 

19세기 말에 이탈리아를 떠난 그림인데요. 통일 이탈리아의 격동기까지 로마의 거대한 추기경 소유 미술관들의 붕괴와 해체로 발생한, 대규모의 예술품 유출 중 일부였습니다. 오늘날 그 그림은 여기서 매우 멀리 있지만, 그럼에도 이 곳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은 카라바지오가 행동 중인 인물들을, 더 정확히 말하면 반신상을 그린 첫 번째 그림입니다. 아직 전신상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백게먼 체스판이 놓여 있는 테이블보로 덮인 탁자 주변에 세 사람, 더 정확히는 두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한 사람은 검은 옷을 입은 우아한 소년으로, 돈은 많지만 경험은 부족해 보입니다. 그는 로마의 술집이나 선술집에서 볼 수 있었던 게임에서, 두 명의 동료에게 돈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카라바조의 붓 덕분에 거리와 일상의 삶이 추기경의 궁전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는 장르 회화, 즉 가장 낮은 것들의 묘사가 추기경들과 교황들의 가장 고상한 방에서도 시민권을 얻게 되는 거대한 시대의 시작입니다.

 

이 그림은 카라바지오의 동시대인들이 조르조네(Giorgione)의 스타일로 해석하는 작품입니다. 벨로리(Bellori)는 우리가 전에 읽은 구절에서 이어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은 미켈레(카라바지오)의 화법의 첫 번째 특징으로, 조르조네의 사실적인 방식으로 그린 것이다.' 어둡고 절제된 톤은 조르조네를 연상시키는데 그림의 색조와 빛의 사용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동시대의 복장, 반신상, 그리고 제목을 거의 발명해내야 할 주제에 그림을 헌정하는 발상이었습니다. '사기꾼들', 또는 '현실의 파편들의 게임', 이 자연의 파편들이 그림으로 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조르조네를 연상시키는 듯합니다. 이 그림의 인상적인 점은 아마도 카라바지오의 모든 그림 중에서 가장 많이 복제되고, 가장 인기 있는 작품으로, 17세기 동안에만 30개 이상의 복제품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복제품 중 하나가 1660년대에 볼로냐의 한 금세공사 상점에서 목격되었습니다. 이를 본 사람은 추기경 레오폴도 데 메디치(Leopoldo de' Medici)의 대리인으로 열렬한 수집가였습니다. 그는 이것을 원작으로 착각했지만, 사실은 복제품이었고, 추기경에게 구매를 제안했죠. 그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목요일에, 금세공사의 작업장 위에서 프리미에라(primiera)라는 게임을 표현하는 세 개의 반신상들을 보았습니다. 그 그림은 카라바지오가 그린 작품입니다. 어떤 두려운 그림으로, 전하가 방에 소장하고 계신 조르조네의 ‘음악 연주회’의 얼굴들과 정확히 같았습니다.“ 

 

이 레오폴도 추기경의 볼로냐 대리인은 굉장히 뛰어난 지성으로, 카라바지오의 '사기꾼들(I Bari)'를 오늘날에도 피렌체의 컬렉션에 남아있는 조르조네의 '음악 연주회(Concerto)'와 비교했습니다. 그는 이 직접적인 계승의 실마리를 느끼고, 이를 두려운 것으로 정의합니다. 두려운 것이 무엇일까요? 그림의 자연스러움과 현실 감각이 어제도 오늘도, 로마 궁전들로부터는 먼 현실에서 들어왔다는 점이 두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다큐와 연관해 함께 알 만한 정보.

다큐에서는 작품의 뒷이야기에 대해 꽤 많은 내용을 언급한다. 이탈리아에 있던 '사기꾼들' 작품이 미국에 팔린 이유는 이탈리아 통일기 전으로 로마의, 추기경들이 소유한 미술관들에서 소장작들을 팔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역시 AI가 역사적 배경을 잘 설명할 것 같아서 물어봤고 얻은 답변은 이렇다.

 

 

카라바지오의 '사기꾼들'은 이전 시대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인 조르조네(Giorgione)와 화풍이 닮은 것으로 이해되었다고 나오는데,

다큐에서 비슷한 구도라서 나오는 듯한 조르조네의 그림은 '세 연령대의 남성들'이다. 다큐에 이미지가 쓰이지 않은 '음악 연주회'는 의외로 썸네일 이상 크기의 쓸 만한 사진을 찾지 못했다.

 

 

인기가 많아서 다수 복제판이 있었고 복제판을 본, 레오나르도 데 메디치의 대리인이 닮았다고 언급한 조르조네의 다른 작품 '음악 연주회'도 3인의 반신상인데, 피렌체의 팔라초 피티(Palazzo Pitti), 역시 메디치가의 소유였던 궁전에 남아 있다. 레오나르도 데 메디치(1617-1675)가 매입해 자신의 가문인 팔라초 피티의 컬렉션에 소장했고, 현재까지 소장중인 카라바지오의 작품으로는 '잠든 큐피드'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피렌체에 갔을 때 팔라초 피티에는 가 보지 못했는데 앞으로 가 볼 일이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피렌체에서 가 보고 싶은 장소 중 하나이다.

 

다음 챌린지 글은 뭘 쓸까 모르겠지만 티스토리도 스팸, 홍보 댓글이 너무 많이 랜덤, 무차별로 달리기 때문에 댓글은 닫는다.